오동민이 출연한 '닥터슬럼프'가 막을 내렸다.
지난 17일 종영한 JTBC '닥터슬럼프'는 인생 최대 슬럼프에 빠진 의사들의 망한 인생 심폐 소생기를 그린 로맨틱코미디 드라마다.
오동민은 극중 여정우(박형식 분)의 학창시절 과외 선생님이자 남하늘(박신혜 분)의 의사 선배인 민경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민경민은 겉으로는 스윗한 선배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드라마의 핵심 사건인 의료 사고의 진범으로 밝혀지며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바 있다.
극의 초반 오동민은 든든한 형이자 다정한 선배로 등장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후 자기연민에 빠진 채 저지른 과거의 숱한 악행이 밝혀짐에 따라, 그는 등장만으로도 극의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핵심 인물로 자리매김 했다.
적재적소의 타이밍에 의구심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서사의 궁금증을 더하는 빌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감정에 솔직했던 전작 KBS ‘사랑의 이해’ 양석현 역과는 상반된 모습으로, 감정을 억누른 채 내면의 양극단을 오가는 연기로 캐릭터의 설득력을 더하는 연기 또한 돋보인다.
이처럼 탁월한 완급조절로 관계의 우위를 선점하며 극의 호흡을 이끄는 민경민의 이중적인 면모는 등장마다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또한 후반부에는 여정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행적이 드러나며, 쉬이 미워할 수 없는 인물로서 사망 이후에도 어김없이 존재감을 발휘하였다.
오동민은 전작 KBS ‘사랑의 이해’, JTBC ‘법대로 사랑하라’, 영화 ‘당신의 아이’, ‘첫번째 아이’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며 폭넓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닥터슬럼프’에서도 복잡한 내면의 감정선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그간 쌓아온 안정적인 연기 내공을 발휘하였다. 선보이는 연기마다 맞춤옷을 입은 듯 캐릭터를 소화하는 오동민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